‘운칠기삼’이라는 말, 익숙하신가요?

우리가 흔히 듣는 말 중에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어떤 일의 성패를 가르는 데 있어 운이 7할, 노력이 3할이라는 뜻이죠. 투자의 세계에서도 이 말이 종종 회자되곤 합니다. 과연 투자는 정말 운이 7할을 차지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의 노력과 실력이 그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일까요?

최근 뉴스 속 ‘운칠기삼’

최근 바이오 업계에서는 기술성 평가를 둘러싸고 ‘운칠기삼’이라는 한탄이 나왔다고 합니다. 객관적이지 못한 평가 기준 때문에 기업의 노력보다는 운에 기대야 하는 상황을 꼬집는 말일 것입니다. 한편, 워런 버핏의 스승이라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철학을 ‘운칠기삼’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도 있었고, 반대로 ‘기삼운칠(技三運七)’이라며 실력을 강조하는 주장도 눈에 띕니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은 투자의 본질이 복합적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정 시점의 시장 상황, 예상치 못한 거시 경제 변동, 심지어는 개인적인 상황까지. 이 모든 것이 투자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예측 불가능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때로 행운을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불운에 좌절하기도 합니다.

운과 실력, 그 사이의 균형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투자가 순전히 운에만 맡겨야 하는 도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강조했던 ‘안전마진’이나 워런 버핏의 ‘가치 투자’ 원칙처럼, 오랜 시간 검증된 투자 철학과 원칙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철저한 기업 분석, 거시 경제 흐름 파악, 위험 관리 능력 등은 투자자의 ‘기(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투자는 ‘운칠기삼’도, ‘기삼운칠’도 아닌, 그 둘이 복잡하게 얽힌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운이 결정적인 순간에 작용할 수 있지만, 그 운을 제대로 잡거나 피할 수 있는 능력은 결국 투자자의 실력에서 나옵니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와도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입니다. 반대로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췄더라도 예상치 못한 악재 앞에서 속수무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항상 겸손하라

이러한 맥락에서 ‘투자는 운칠기삼이다’라는 말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바로 ‘겸손함’입니다. 자신의 성공을 오롯이 자신의 실력 덕분이라고만 여기는 순간, 우리는 위험한 오만함에 빠질 수 있습니다. 언제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결과에 대해 늘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는 노력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시장의 변동성과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투자에 임하는 자세야말로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투자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